육아·가사 전념 남성 16만명 달해…최근 2년 새 24%↑(종합)

2017-01-31 12:29
  • 글자크기 설정
이미지 확대
[통계청]

[통계청]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지난해 6월 회사 사정으로 퇴직한 김 모씨(44·남)는 반년 넘게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4학년인 두 아이의 뒷바라지는 물론, 식사준비와 청소, 빨래까지, 말 그대로 전업주부(專業主夫)가 됐다.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결과는 여의치 않았다. 김 씨는 이 기회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아내의 승진 준비를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육아·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이 1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인식 변화와 전문직 여성의 증가, 고용사정 악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노동을 하는 남자는 모두 16만1000명으로 201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가사활동을 하는 남자가 15만4000명이었고, 육아에 전념하는 남자가 7000명이었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의 수는 2003년 10만6000명에서 2010년 16만1000명까지 늘어났다가 2011년 14만7000명, 2012년 14만7000명, 2013년 14만4000명, 2014년 13만명까지 줄었다.

그러나 2015년 15만명으로 증가세로 전환한 뒤 지난해 16만1000명까지 늘어났다. 최근 2년 새 24% 급증한 것이다.

이런 증가세는 가사 전담 남성이 주도하고 있다. 통계청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미취학 아동을 돌보기 위해 집에 있는 사람을 '육아'로, 초등학교 이상인 자녀를 돌보며 자기 가정에서 가사 업무를 수행하거나 가사를 돌볼 책임이 있다고 답한 사람을 '가사'로 분류한다.

육아활동을 하는 남성은 2012년 5000명, 2013년 6000명, 2014년 6000명, 2015년 8000명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700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가사활동을 하는 남성은 2012년 14만2000명에서 2013년 13만8000명, 2014년 12만4000명까지 줄었다가 2015년 14만2000명, 2016년 15만4000명으로 증가했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의 수가 늘어난 것은 최근 전문직 여성의 증가로 남성에 비해 높은 수입을 올리는 여성이 많고 전통적인 남녀의 역할 관계에도 변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여성의 수는 2013년 729만8000명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14년 714만3000명, 2015년 708만5000명, 지난해 704만3000명까지 감소했다.

사회적 인식과 제도 역시 남성이 육아와 가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정부가 시행 중인 '아빠의 달' 제도가 대표적이다. '아빠의 달'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번째 사용자의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롯데그룹은 대기업 중 처음으로 이달 1일부터 '남성 직원 의무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의무적으로 최소 1개월 이상 휴직하는 제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