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음력 설) 연휴기간 중국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 외국 브랜드들도 ‘춘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주일간 이어진 춘제 연휴기간엔 100조원이 넘는 소비가 이뤄지는 등 중국인들의 지갑이 활짝 열려 중국 소비대목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해에도 춘제 연휴기간 전국 소매 요식업 판매액이 7540억 위안에 달했으며 올해는 8000억 위안(약 136조원)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중국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는 중국 춘제 연휴기간 정유년(丁酉年) 닭띠 해를 기념하는는 '문계기무'(聞鷄起舞) 패밀리 버켓세트 메뉴를 출시했다. 문계기무는 '닭 울음소리에 일어나 춤을 춘다'는 사자성어로, 을 세우고 걸맞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뜻을 담고 있다. 버켓에는 서예체로 문계기무라 쓰여진 글귀와 중국 전통 종이공예인 '젠즈'(剪紙)로 표현한 닭 형상이 새겨졌다.
중국 맥도날드도 춘제를 맞이해 '만사대계'(萬事大鷄), '계상여의'(鷄祥如意)세트를 출시했다. '길할 길'(吉)과 '닭 계'(鷄)의 중국어 발음이 같다는 데에서 착안해 '모든 일이 순조롭다'는 뜻의 성어인 '만사대길'(萬事大吉)과 '길상여의'(吉祥如意)에서 '길'을 '계'로 바꾼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아디다스의 오리지날 삼바 시리즈에서는 중국인들이 즐기는 전통놀이인 마작 패에 그려진 '야오지(幺鷄·어린닭)'를 테마로 한 클래식 운동화 5종을 선보였다. 혀와 깔창 등 운동화 곳곳에 닭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닭 문양 액세서리 장식도 함께 달려있다. 아디다스는 지난 해 병신년 원숭이띠 해에는 중국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을 테마로 한 운동화를 선보인 바 있다.
또 다른 스포츠 브랜드 리복도 닭띠 해를 기념해 수탉 그림과 12간지 중 열 번째 동물이 닭이라는 뜻에서 '열십(十)' 자를 새겨 넣은 운동화를 올해 한정판으로 내놓은 바 있다.
중국인들이 춘제 연휴 '훙바오'(紅包 붉은색 봉투)라 불리는 세뱃돈을 주고받는 풍습을 이용한 훙바오 마케팅에도 외국 기업들은 적극적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설을 맞이해 중국 모바일결제 서비스 알리페이가 내놓은 '훙바오 찾기' 증강현실(AR) 게임 행사에 참여했다. 유니클로는 중국 전국 곳곳의 매장 입구나 간판, 광고 등에 훙바오 1000만개를 숨겨놓고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훙바오를 찾으면서 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