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드디어 미국 대통령이 됐다. 중국은 우선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는 "함께 갈등을 풀어가자"고 기대감을 보였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던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도 다소 누그러진 목소리를 냈다.
환구시보는 21일 '트럼프 취임사에서 어떤 신호를 보냈나'는 제목의 논평을 기재하고 취임사의 특징과 의미를 분석하는데 그쳤다. 전문가 논평은 쏟아졌지만 자체적으로 트럼프의 등장에 날을 세우지는 않은 것. 최근 트럼프의 도발에 거친 비난으로 맞대응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세계의 보편적 가치, 역내 갈등과 이슈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이는 이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음을 보여준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며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만 냈다.
또 "그의 취임사는 온통 미국 뿐이었으며 중국이나 러시아 등 그 어떤 나라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이를 통해 트럼프의 사상, 정책기조가 경선 당시와 비교해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많은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고 최근 미국 경제의 문제가 미국에 불리한 대외무역 정책 때문이라는 판단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미·중 관계의 험난한 여정도 예고됐다. 환구시보는 트럼프 진영에서 자주 중국이 언급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대 정부와 비교해 정치적 제도와 가치관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충돌이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직 대(對)중국 방침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았지만 앞서 예고한 대로 대중 수출 확대, 중국 내 공장의 미국 이전 등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카드로 '대만' 등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외에 다수 관련 전문가들이 환구시보에 논평을 게재해 트럼프 취임과 관련된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뤄난 소장은 "트럼프 취임 후 국제정세의 파도 속에서 중국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높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쉐둥(王學東) 중국 화중사범대 교수는 고립주의가 미국의 '위대한 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했고 중국 5대 싱크탱크로 꼽히는 차아얼학회 회원인 왕샤오웨이(王曉偉) 등은 "새로운 경제 세계화의 시대가 왔고 이제 중국이 새로운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새로운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로 수교 이후 38년간 수 많은 시련 속에서도 계속 발전해왔다"며 "중국은 미국의 새 행정부와 함께 상호존중, 협력과 공영의 원칙을 바탕으로 소통해 민감한 문제와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