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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마이크 펜스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미국의 새 정 부통령에 취임 직후 국가가 울려 퍼지자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하고 있다. [사진=AP=연합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7/01/22/20170122121045988760.jpg)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마이크 펜스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미국의 새 정 부통령에 취임 직후 국가가 울려 퍼지자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하고 있다.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사 역시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달랐다. 과거 정치와의 완벽한 단절을 선언한 트럼프는 유세기간 동안 주장했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강렬하면서 선동적 내용의 연설로 '트럼프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 "미국 현실 폄하 통해 자신 부각"…워싱턴 정가와 명백한 선 긋기
트럼프는 과거 워싱턴 정치권력들이 미국 국민이 이뤄놓은 모든 과실을 다가져갔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의 취임으로 인해 권력이 다시 국민에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기존의 정책 때문에 미국의 안보·경제가 엉망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이것들을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주장과는 다르게 미국의 경제는 천천히 회복되고 실업률은 5% 미만에 달하고 있지만, 결국 이런 선동적인 언어들은 노동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었고, 결국 그를 승리하게 만들었다"면서 취임식에서도 이같은 주장들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의 현실을 최대한 폄하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올려놓은 뒤 자신이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메시아'라는 식으로 주장하면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기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미국을 워싱턴 정치세력과 욕심 많은 외국 국가들에 의해 희생된 빈곤한 우범국가로 그려냈다"면서 “이는 나라의 안정과 통합에는 기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WP는 또 "트럼프의 취임사는 미국의 과거와 날카롭게 단절하는 내용이다"라면서 "이는 공화당과도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WSJ) 역시 “취임사라기보다는 집회에서 나올 연설이었다. 트럼프가 후보 시절과는 다르게 정부를 이끌 수도 있다는 기대를 완전히 접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LA타임스 역시 “ 취임사는 대선 기간 수사가 재탕됐다”고 평가했다.
◆ 미국 우선주의 재확인…보호무역주의 천명
이번 취임사가 전임 대통령들과 가장 차별되는 지점 중 하나는 화합의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최우선 가치로 평가받았던 ‘자유’ ‘정의’ ‘평화’ 같은 단어들은 사라지고 ‘살육’(carnage), ‘빼앗긴’(ripped)과 같은 격렬한 단어들이 등장하면서 미국 국민들의 박탈 정서를 자극 하는 연설이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충격적일 정도로 역사에 무관심한 비전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연설에서는 미국이 일궈왔던 성과와 유산에 대해 돌아보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NYT는 트럼프에 대한 기대가 애초 높지 않았다면서도 “그의 연설은 억울해하고 불안해하는 백인들에 집중하는 데에서 나아가지 못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역사적인 성찰이 생략된 자리에는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에 대한 강조가 들어섰다.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을 관통하는 두가진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라!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유무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재학인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트럼프의 취임연설은 자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으며, 반세계주의, 국수주의 그리고 세계의 지도국으로서의 미국의 위치를 부인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전통적인 공화당의 세계관과도 다르다"면서 "트럼프의 수석전략가인 스티브 배넌과 연설문 작성자인 스티브 밀러 등의 가치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취임 연설을 통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과는 다르게 인프라 건설 등 강력하고 거대한 정부를 주장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과도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