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계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정계개편론의 핵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하면서 대선 레이스는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 '아주경제'는 2017년 대선을 향해 뛰는 여야 차기 주자들의 강점(strength)과 기회(opportunity), 약점(weakness)과 위험(threat) 요인을 분석한다. '대선 춘추전국' 시대에서 강점과 기회를 살리고 약점과 위험을 넘어 승기를 잡을 후보는 누구일까. 문 전 대표를 시작으로 반 전 총장, 이재명 성남 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 순으로 대선 주자 10명의 SWOT 분석을 싣는다. <편집자 주>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과 ‘반기문 대망론’을 위협할 수 있는 중위권 후보군이다.
2002년 ‘이회창 대세론’과 ‘이인제 대세론’을 단숨에 허문 것도 5% 지지율에서 시작한 ‘노무현 신드롬’이었다. 19대 대선 역시 ‘익숙한 대세론과 대망론의 대결이냐, 예측 불가능한 다이내믹 선거판이냐’의 싸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安 ‘높은 인지도’ 강점…“어젠다 선점효과↓”
1992년 대선 당시 정주영 국민당 후보, 1997년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 2002년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2007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등이 대선 패배 이후 거대 양당(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흡수되거나 사장의 길을 갔던 것과는 달리, 안 전 대표는 ‘2014년 3월 민주당과 합당→2016년 말 탈당 및 신당 창당’ 등 정치적 변곡점마다 승부수를 던졌다.
국민의당은 야권 분열 낙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13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 38석을 획득, 녹색 열풍을 일으켰다.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종필(JP) 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총재가 강력한 지역기반으로 제3정당의 생명연장을 이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당의 경우 안 전 대표의 ‘높은 인지도’ 등으로 호남 공략에 성공한 셈이다.
기성 정당을 비토하는 ‘행동하는 무당파층’이 안 전 대표에게 일말의 기대를 하는 점도 기회(Opportunity)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로 전락했지만, 호남의 전략적 선택 여부에 따라 2∼3월 정계개편 빅뱅 과정에서 판을 흔들 수도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중심의 빅텐트와 보수와 진보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중도성향과 노·장·청 등에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는 점도 기회 요인이다.
약점(Weakness)은 ‘취약한 당내 조직기반’과 ‘강력한 리더십 부재’다. 최근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거에서 ‘안철수 힘’은 미약했다. 당내 호남파를 중심으로 한 ‘안철수 비토론’ 등은 극복 과제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게 뺏긴 호남 민심의 악화도 약점으로 꼽힌다.
여의도를 덮친 ‘반기문 대망론’은 안 전 대표의 위협(Threat) 요인이다. 가변성이 증폭된 제3지대론도 조직 기반이 취약한 안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전개될지도 미지수다.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원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정치력 부재에 따른 어젠다 선점 효과의 하락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李 ‘핵사이다 발언’ 강점…‘국정경험 미약’ 약점
이재명 성남시장의 강점은 ‘범야권 지지층’에 대한 소구력이다. 그에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수만 명의 ‘손가락혁명군’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른바 ‘핵사이다’ 발언으로 강성 야권 주자로 발돋움했다.
한때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을 기록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탁월한 대중연설을 통한 대중 친화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약점은 ‘국정경험 미약’이다. 국회의원과 장관 등 경험 없이 100만명의 성남시만 이끈 이 시장이 대한민국 전체를 이끌만한 국가적 지도자감인지를 놓고는 야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상 ‘페이스메이커’ 역할론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극복 대상이다. 복잡한 가족관계도 약점이다.
이 시장의 위협 요인은 ‘문재인 대세론’의 고착이다. 당내 이재명계가 없는 상황에서 당 안팎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안착할 경우 당내 경선도 뚫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세론’과 ‘이재명 대안론’은 시소관계인 셈이다.
기회는 있다. 촛불정국에서 표출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욕구다. 이 시장의 탁월한 정무감각을 바탕으로 이슈파이팅에 나설 경우 문재인 대세론에 균열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원장은 “정치적 상상력으로 새로운 정치 열망을 담은 어젠다를 선점한다면, 기회는 열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