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비난에 대해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반격에 나섰다.
페터 슈바르첸바우어 BMW 미니·롤스로이스 브랜드 총괄은 뮌헨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멕시코 생산 BMW 차량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놀랍지도 않다"면서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는 독일 신문사 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BMW가 계획하고 있는 멕시코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제품들에 대해 35%에 달하는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다.
BMW는 멕시코의 산루이포토시(San Luis Potosi)에 공장을 짓고 2019년부터 BMW 3 시리즈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이는 전세계 시장을 수출을 목표로하는 생산거점이라고 BMW는 밝혔다. 산루이포토시는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가 소형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가 트럼프의 요구로 공장 설립계획을 철회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 BMW 3시리즈의 공장이 있는 곳은 독일과 중국이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BMW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 "회사를 위해서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또 독일은 훌륭한 자동차 제조국이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불공평하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뉴욕에서 벤츠는 쉽게 보이지만 독일에서는 쉐보레를 비슷한 비율로 사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BMW 이전에도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을 타깃으로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포드는 멕시코에 16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건설하겠다던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 미시간 공장에 7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FCA는 미국 미시간과 오하이오 생산시설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으며, 도요타는 향후 5년간 100억 달러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BMW, 폭스바겐 등은 멕시코 차량 생산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 트럼프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모양새다. 한편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의 말 대로 미국 소비자들이 독일 차를 선택하고 있다면 "이는 미국이 더 나은 차를 만들어야 할 이유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트럼프와의 협상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우리는 약하지도 않고 열등하지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