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영국의 경제 회복 속에서 인플레 흐름을 예의주시할 것이며 물가 상승률의 초과 달성을 용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카니 총재는 16일(현지시간) 런던정경대학에서 연설을 갖고 이 같이 말하며 매파적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카니 총재는 파운드 하락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가계의 실질 소득에 압박을 가할 수 있으며, 소비 주도의 성장률 추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영란은행은 파운드 하락이 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높은 실업률과 경제 부진으로 인플레 상방 압박이 크진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통계에서는 실업률이 하락하고 경제 성장률이 개선되면서 영란은행의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카니 총재의 이날 발언은 17일로 예정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전략 발표를 앞두고 파운드가 30년래 최저치 부근까지 떨어지면서 나온 것이다.
영란은행의 인플레를 경고하며 매파적 신호를 던지면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을 피하면서 17일 현재 1.20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파운드는 올해 들어 브렉시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급락세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이번 주 한때 1.20달러 밑으로 붕괴되면서 연초 대비 3% 이상 추락했다. 브렉시트 결정이 난 이후로는 18% 넘게 미끄러졌다.
환시 트레이더들은 파운드의 높은 변동성과 함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도이체 방크는 파운드/달러가 올해 1.10달러 밑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고 골드만삭스는 1년 뒤 파운드/달러 환율은 1.14달러로 제시했다. JP모간은 연말 파운드가 1.24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영국 정부의 전략적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오차범위를 ±5~10%로 넓게 잡았다.
브라운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가 파운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단 영국이 EU 단일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될 경우 파운드는 하락할 것이며, 그 과정이 천천히 이뤄지거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등의 완충제가 있을 경우 파운드는 지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