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증시에 벤처기업 상장사들이 몰려있는 창업판 증시가 불안하다.
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창업판 지수는 지난 5일부터 8거래일에 걸쳐 연속 추락하며 8% 이상 폭락했다. 16일 마감가 기준 창업판 종목 2828개 중 90%인 2450개가 무더기로 하락하며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창업판 지수는 1830.85선까지 내려앉으며 2015년 2월 이후 2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선 창업판 폭락을 촉발한 도화선이 된 것은 IPO 물량 부담감이다. 신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주가 몰려있는 창업판이 직격탄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지난 6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4개 기업의 IPO를 승인했다. 이들 기업의 IPO 자금조달 규모는 89억 위안(약 1조5300억원)에 달한다.
중국의 IPO 승인속도는 지난해 말부터 가팔라져 11, 12월에는 한달에 30~60개 기업의 IPO를 승인했다.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증시에서 모두 248개 기업이 IPO를 진행했다. 글로벌 컨설팅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올해는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최대 350개까지 늘어나 자금조달액이 최대 1600억 위안(약 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나치게 고평가된 창업판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장에 돌입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16일 마감가 기준 창업판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66.71배로, 선전 메인보드(25.11배), 중소판(47.23배), 상하이 메인보드(16.04배)를 훨씬 웃돈다.
창업판 증시에서 주주들의 지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12월부터 지난 1월 12일까지 창업판 증시에 상장된 165개 기업의 주주들이 13억3800억 주를 처분했다. 이를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220억8500만 위안(약 3조8000억원) 어치에 달한다.
이밖에 최근 중국 증시에서 국유기업 개혁, 공급측 개혁 테마주가 뜨면서 국유기업 종목이 몰려있는 상하이 증시로 자금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창업판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도 증시 폭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빈 서남증권 애널리스트는 "창업판 증시가 대대적인 바닥 다지기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올 하반기에야 비로소 저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