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의 사법처리 여부에 따라 특검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미르·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한 53개 기업 모두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앞서 검찰은 출연금이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 아니라 ‘강압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특검은 이들 출연금을 ‘뇌물 공여’ 혐의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5일 “이 부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9개 기업 총수는 물론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모든 기업들이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재계에 특검발 '쓰나미’가 몰아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SK그룹측은 “최 회장의 사면은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그룹측도 “신 회장이 박 대통령을 만나기 전부터 신규 면세점을 추가 선정하기로 정부 방침이 정해진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언제 특검의 수사선상에 오를지 모른다며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고위임원은 “언제 어떻게 우리 그룹도 수사를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면서 “이번 특검 수사의 몸통은 박 대통령괴 최순실 씨인데, 특검 수사 방향이 엉뚱하게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계 총수들을 박 대통령을 사법처리하기 위한 도구로 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특검 수사가 일부 기업인의 구속·처벌이라는 결과를 놓고 이에 모든 것을 짜맞추려는 식으로 흘러서는 안된다"며 "사정당국이 최근 일고 있는 재벌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아닌, 순수히 법에 입각해 판단을 내려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