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직무정지 한 달여를 넘긴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을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탄핵 기각'을 위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최순실씨의 각종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선 “몰랐던 일”이라고 했고, 증거로 드러난 사실에 대해선 “국정을 위한 일”이었다며 ‘탄핵받을 만한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해왔다. 심지어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은 지난 변론에서 촛불을 든 국민들을 ‘종북’ 취급하고, 박 대통령을 예수 등에 비유했으며, 세월호 참사에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박 대통령은 추가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또다시 직접 해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당초 알려진 대로 설 전이 유력해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추가로 설명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판단해 결심해야 하지만, 아마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추가 해명의 방식으로는 신년인사회처럼 기자들과 약식 간담회를 마련하거나,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 등 다양한 형태가 거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서 지난 1일과 마찬가지로 설 직전 휴일을 이용해 간담회나 기자회견을 하거나, 평일에 청와대 참모가 아닌 변호인단의 도움을 받아 이런 자리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박 대통령 측이 추가 대응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특검이 뇌물죄 및 블랙리스트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특검의 수사망이 조여오고 헌재가 '세월호 7시간' 답변서를 사실상 퇴짜놓은 데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불리하게 흘러가는 여론을 되돌릴 방안을 고민 중이다.
한 참모는 "지금 여론에서 몰리는 상황"이라면서 "최태원 SK 회장의 사면 문제 등 추가로 제기된 의혹들은 대통령 본인이 직접 해명할 수 있는 부분들이라서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단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난 신년인사회 이후 박사모 등 지지층 결집으로 탄핵 기각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론전의 측면에서라도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판단이다.
청와대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변론에 직접 출석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