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에 중국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 등 3곳이 참여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런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가진 우선매수청구권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에 마감된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에는 더블스타와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 지프로 등 3곳이 응찰했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입찰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채권단은 본입찰 서류 평가를 거쳐 늦어도 오는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투자자 요청에 따라 입찰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가 없다"며 "가능한 빨리 채권단 협의를 마무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말 금호산업과 함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풋백옵션 등의 조건을 걸고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한 탓에 금호그룹의 재무구조가 많이 약해진 데다 이른바 '형제의 난'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우리은행(14.15%)과 KDB산업은행(13.51%)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분의 42.01%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화두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다시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여부다. 채권단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몸값을 1조원 안팎으로 측정하고,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개인에게 부여된 것이어서 계열사 등 제3자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출한 가격은 다음 달 중순께 박 회장에게 공개될 예정으로, 한 달 안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지 결정해야 한다. 이후 45일 이내에 자금 조달을 마치고 계약금을 내야 한다. 모든 과정을 거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산은 등 채권단은 본입찰 참여자들의 인수 제안 가격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박 회장과 수의계약을 맺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 한 후에도 자금 조달 방식 등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면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산은 관계자는 "만약 이번에 원하는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의 매각 작업을 중단하고 구조조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추후 경영 정상화를 거쳐 재매각을 시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