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이 지난 6개월 사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산을 통해 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노력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1월 30일 OPEC이 8년 만에 감산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나온 뒤 브렌트유는 현재까지 약 16% 가량 올랐다. 11일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53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리비아의 산유량 급증으로 인해 유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제 무장단체가 태도를 바꿔 국영석유회사(NOC)와 거래를 체결하고 그간 점령하고 있던 주요 원유 생산 인프라를 개방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NOC는 그 결과 리비아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이번 주에 70만8000배럴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일일 평균 생산량인 20만 배럴에서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아프리카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리비아는 과거 한때 일일 160만 배럴을 생산한 적도 있다.
또한 NOC는 올해 리비아가 하루 평균 90만 배럴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OPEC의 감산합의가 나오던 지난 11월 당시 전망치인 57만5000만 배럴에서 대폭 상향된 것이다.
NOC 전망대로라면 앞서 러시아가 약속했던 30만 배럴 감산 효과를 상쇄할뿐 아니라 OPEC은 추가 감산에 나서도록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앞서 11월 OPEC은 일일 산유량을 120만 배럴 줄이기로 한 데 이어 12월에는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도 감산에 참여해 일일 산유량을 55만8000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르웨이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 전략가는 “리비아의 증산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르는 데 상당한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비아 외에도 감산 합의에서 제외됐던 나이지리아에서도 12월 일일 원유 생산량이 2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또한 세계 2위 이라크도 감산 이행을 약속하고 있지만 12월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351만 배럴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어 감산 효과에 불확실성을 드리웠다. 하루 생산량을 최대 21만 배럴까지 줄이겠다고 공언한 이라크가 약속을 어기면 다른 산유국도 연쇄적으로 합의 이행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WSJ는 리비아의 정국이 워낙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리비아의 증산이 계획대로 실시될 수 있을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