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잉원 미국 '경유외교'로 중국 또 자극…중남미 순방도 '안갯속'

2017-01-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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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경유시 크루즈 상원의원, 텍사스 주지사와 회동…미국 '고위급' 영전

중국 환구시보 "미국과 단교 가능성" 강력 반발

차이 총통 중남미 방문시 니카라과와 단교 맞을 가능성도

8일 회동한 차이잉원(가운데 오른쪽) 대만총통과 그래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사진=애벗 주지사 트위터]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외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테드 크루즈 텍사스 공화당 상원의원, 그래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잇달아 회동하며 중국을 자극했다.  이로써 차이 총통과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후 악화된 양안(중국·대만) 관계에 긴장감이 더해진 형국이다.

차이 총통은 9일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경유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하룻밤 체류하며 경유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7일(현지시각) 오전 휴스턴 공항에 도착해 미국 정부 측의 '고위급' 예우를 받았다. 블레이크 패런솔드 공화당 하원의원이 공항으로 직접 마중나와 영접했으며, 차이 총통의 일정은 미국 국무부 외교경호실(DSS) 요원들이 경호를 책임졌다. 차이 총통이 머무는 휴스턴 옴니호텔에는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가 걸려졌다.
차이 총통은 이 지역 출신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그래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도 회동했다. 앞서 중국 영사관이 휴스턴 지역 의원들에게 차이 총통을 만나지 말아달라고 한 요청이 사실상 묵살당한 셈이다.

크루즈 의원은 성명에서 "우리는 무기 판매와 외교 교류, 경제 관계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양국 관계를 향상할 기회에 대해 서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적합하다고 생각하면 대만(총통)을 포함해 누구든 계속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애벗 주지사도 차이 총통과의 회동 후 "차이 총통과 무역, 경제기회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당초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렸던 차이 총통과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는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나 인수위 담당자가 미국에서 차이 총통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인 13일 샌프란시스코에도 경유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걸며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외교에 강력하게 항의했던 중국은 반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을 경유하는 길에 테드 크루즈 미 상원 등을 만난 데 대해 "우리는 대만 지도자가 경유라는 기회를 빌려 미국 정부 인사와 어떤 형식으로든 접촉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는 9일자 '중국은 트럼프와 차이잉원이 만나지 않는다는 '호의'는 필요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트럼프가 취임 후 '하나의 중국'을 파기하면 미국과 단교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 사설은 트럼프와 차이의 통화 후 대만은 이미 상투메프린시페를 잃었다"며 새로운 '단교'가 더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설은 차이 총통의 일거수 일투족에 실질적인 응징이 뒤따를 것이라며 외교·경제·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대만이 무력통일될 수 밖에 없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남중국해를 항해 중인 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함의 무력시위 가능성에도 눈이 쏠린다. 차이 총통의 중남미 순방 기간 랴오닝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만 당국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 등은 보도했다.

중국의 반발 속에 차이 총통의 온두라스·니카라과·과테말라·엘살바도르 중남미 4개국 순방길도 ‘안개투성이’다. 차이 총통의 순방길 도중 니카라과의 대만과 단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연합만보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10일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차이 총통과 오르테가 대통령간 양자간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신문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만약 차이 총통이 미국을 경유할 때 트럼프 측근과의 ‘장난질’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경우 차이 총통이 남미 순방 중 갑작스런 '단교'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달 20일 아프리카 상투메프린시페가 대만과 갑작스럽게 단교 후 중국과 수교했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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