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승자의 저주’에 빠진 것일까. 한화그룹(회장 김승연) 계열인 갤러리아면세점6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은 2015년 면세점 신규 입찰에서 승리한 이후 거듭된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2015년 7월 이른바 ‘황금티켓’으로 불린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2장을 HDC신라면세점과 나눠 가지며 시장에 안착했다.
하지만 축포도 잠시. 입찰 당일부터 석연치 않은 의혹이 제기됐다. 입찰 당일 아침 증권시장은 초반부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줄곧 급등세를 보이다, 상한가(30%)인 7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이날 입찰 발표에 앞서 선정 결과가 미리 시장에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실제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지난해 11월경 관세청 직원 6~7명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불법주식거래를 한 사실을 적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갤러리아면세점 측은 자신들과 해당 정보 유출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사건 이후 관세청은 증권가 영향을 우려해 입찰일을 기존 평일에서 주말(토요일)로 전격 변경했다.
여기다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씨가 2015년 입찰을 앞둔 당시 면세점TF(태스크포스 팀) 소속이었던 점도 갤러리아면세점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술집에서 만취 상태로 종업원 2명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후 7일 구속됐다. 김씨는 2010년에도 호텔 유리창을 파손하고 호텔 여종업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특히 승마선수 출신인 김씨는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김씨는 2014년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정씨와 함께 금메달을 따, 청와대 오찬에 초대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한화건설 신성장동력팀장인 김씨가 면세점TF에 참여한 것은 한화 측이 면세점 입찰에서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후광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무엇보다 갤러리아면세점의 아킬레스건은 부진한 실적이다. 2015년 12월 영업 시작 이후 마케팅·판촉비용과 경쟁 심화, 유커(중국인 여행객) 감소 등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서울 면세점에서 지난해 4분기 11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행진 중이다. 2016년 연간 영업손실은 약 420억원대로 추산되며, 2017년에도 서울 면세점이 3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로 발목을 잡아 전사적인 적자가 예상된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커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경쟁 심화가 부담”이라며 “서울 시내 면세점 업황은 12월 특허 추가 발급 이후 더 악화될 것”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