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새해 첫 주말 11차 촛불집회가 지난 7일 서울에서 개최됐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 광화문 광장에서 '11차 범국민행동' 집회를 열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의 생존 학생들은 처음으로 공개된 집회에서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참가 학생 9명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장예진양은 "(박근혜 대통령이)그 7시간 동안 제대로 보고를 받고 지시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렇게 큰 사고가 생겼는데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고 지시하지 못했는가 조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너희를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을게. 나중에 너희를 만나는 날이 올 때, 우리를 잊지 말고 18살 그 시절 모습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라며 한 목소리를 낸 학생들은 무대로 올라온 희생자 유족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주최 측은 오후 8시 기준 연인원(누적인원) 60만명이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오후 7시에는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뜻으로 일제히 촛불을 끄는 소등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본 집회 이후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방면 3개 경로로 행진을 시작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희생자들의 사진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앞세워 청와대 방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 시장은 세월호 유족들의 요청으로 연단에 올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고 9명의 희생자가 돌아오는 날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 광장과 촛불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현장 부근에서 '정원'이란 법명을 쓰는 60대 승려가 분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스님은 1970년대 출가한 서모씨(64)로 오후 10시30분께 종로구 경복궁 앞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몸에 휘발성 액체를 끼얹고 스스로 불을 붙였다.
분신한 장소 인근에서 "경찰은 내란 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경찰의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며 서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스케치북이 발견됐다.
서씨는 곧장 서울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전신 70% 가량에 3도 화상을 입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폐, 심장, 콩팥 등 내부의 각종 장기가 많이 손상돼 화상치료를 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