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조를 등에 업고 2016년 4분기 연결기준 9조원을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6일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1400억원 대비 49.8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상회한 것은 2013년 3분기 역대 최고치인 10조1600억원 이후 13분기 만이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47조8200억원에서 53조원으로 10.83% 증가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가 9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반도체 부문의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3조3700억원 대비 최소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48단 3D 낸드와 18나노 D램 등 압도적인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는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안정된 사업포트폴리오에 주요 부품가격 상승 추세가 맞물렸고, 지난해 12월 1200원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덕에 수익이 극대화됐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IT모바일(IM) 부문 역시 같은 기간 100억원 흑자에서 2조원대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하반기 플래그십 신모델이 부재했음에도 갤럭시노트7에 적용했던 블루코랄 색상 등을 갤럭시S7 엣지에 입힌 게 적중했다.
삼성전자 실적은 향후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명실공히 반도체나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 등에서 시장 지배자"라며 "스마트폰 부문에서 갤럭시노트7 사태로 잠시 주춤했지만 중저가에서 고가에 이르기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을 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 분야 모두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삼성은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오히려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하고 있다"며 "승자가 이익을 독식하는 것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실적은 개선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맥쿼리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최대 51조원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205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