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준공을 앞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시민들과 함께 화재대피 훈련에 직접 참여했다.
이날 신 회장의 훈련 참가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은 롯데가(家)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 준공을 위해 최고 수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본인의 의지가 반영돼, 전날인 3일 전격 결정됐다.
롯데는 지난달 7일 서울시에 롯데월타워의 사용승인(준공) 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훈련은 오후 3시부터 롯데월드타워에서 85층~123층 화재 발생을 가정해 롯데물산, 서울시, 송파구 등 민·관 합동 소방재난 대응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 회장은 가상 화재 발생 시점에 108층에 대기하고 있다가, 계단을 통해 102층 '피난지역'으로 이동한 뒤 비상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 방재센터로 내려가는 훈련에 참가했다.
신 회장은 방재센터와 지상 훈련지휘소 등에 머물며 오후 4시 30분께 모든 훈련과 관련 브리핑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는 현장에서 “여러 기관이 합심해 비상대응 훈련을 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오늘 훈련 결과와 경험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철저하게 대비하기 바란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의 상징인 국내 최고층 건물 월드타워 준공을 앞두고 안전성 등을 신 회장이 직접 점검해보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신 회장의 훈련 참가 배경을 전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준공 후 올해 상반기 중 타워 내 오피스 구역에 집무실을 두고 70~71층의 복층 레지던스를 개인 자격으로 분양받아 구매할 것으로 알려져, 실제 타워 거주 예정자로서 화재 대처 요령을 직접 숙지하기 위한 의도도 반영됐다.
재계는 신 회장의 이날 소방 대피 훈련이 지난달 롯데면세점 잠실점(월드타워점) 특허권 획득을 기점으로 가속화하는 ‘현장 경영’의 연장선이란 분석이다.
신 회장은 앞서 면세점 특허 획득 직후인 지난달 18일 주말임에도 새로 개장한 ‘롯데몰 은평’을 방문, 1시간 가량 주요 매장을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 칩거를 끝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이후 4개월여 동안 검찰 수사와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거의 중단했던 신 회장의 현장 경영이 롯데월드타워 준공을 기점으로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다만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경제계 인사회’에는 불참했다. 대한상의 주최로 매년 1월 첫째 주 열려온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대통령을 비롯 정재계 주요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행사지만, 올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특검 조사 여파 등으로 롯데를 비롯해 삼성, 현대차, SK, LG 등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불참해 무게감이 떨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