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 떨어진 경제계 신년인사회… 그룹 총수들 대거 불참

2017-01-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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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움츠러든 분위기 고스란히 보여줘

아주경제 윤태구·송종호 기자 =경제계 최대 신년 행사인 '신년인사회'에 그룹 총수들이 대거 불참하며 재계가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다. 4대 그룹 총수들은 물론 전체 참석 기업인 규모도 전년보다 대거 줄어들었다. 실제로 올해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기업인 규모도 1000명 수준으로 1300명이던 작년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정부 각료, 국회의원 및 주한 외교사절,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의 행사다. 1962년 시작됐고, 매년 1월 첫째 주에 열리고 있다.

하지만 4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경제계 최대 규모의 행사라기에는 너무도 초라했다.

이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형환 산업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각료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도만이 참석했다.

재계 1~4위 그룹 총수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검 수사 준비 등으로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특검 상황임을 감안해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건강과 일정상의 이유로 주최 측인 대한상의측에 불참을 통보했다. 경제단체를 대표해 신년인사회에 매번 참석했던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올해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계에서는 심재철 국회 부의장,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김무성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 등이, 주한 외교사절로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 등이 참석했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자유와 창의가 존중되는 경제 질서를 만드는 것이 날로 중요해질 것이라며, 자율과 책임을 살려 공정의 테두리 안에서 개혁의 실마리를 찾길 당부했다.

박 회장은 "국가 경제에 새로운 변화를 위한 논의들이 생겨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시장 경제의 기본원칙부터 다시금 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회장은 "자유와 창의라는 경제질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날로 그 중요성을 더해 갈 것"이라며 "기업의 ‘자율과 책임’은 최대로 살리고 규제와 조정은 ‘공정’이라는 테두리(boundary) 안에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초부터 재계 전반에 드리워진 어두운 분위기는 비단 이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주최로 서울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에서 열린 ‘해양수산가족 신년인사회’도 우울한 분위기는 매한가지였다. 매년 해양산업 종사자들이 모여 신년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이날은 한진해운 청산 등으로 추락한 한국 해운업을 보여주듯 탄식과 적막감이 곳곳에 흘렀다.

이날 한국 해운업의 청사진을 제시한 사람은 정부에서 나온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일했다. 그는 축사를 통해 지난 한 해 정부의 해양수산정책 성과를 나열하고 “한국 해운업의 회생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해운업 CEO들 마저도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장 상황에서 정부의 청사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눈치는 아니었다.

현장의 위기를 몸으로 체감한 실무자들은 강도 높게 정부의 정책을 질타했다. 이들은 축사가 끝난 뒤 삼삼오오 모여 있다가 해운업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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