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반도체 제조사 퀄컴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알려진 1,000억 달러 규모의 기술투자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 대한 투자 계약을 마무리짓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퀄컴과 애플의 투자로 소프트뱅크의 기술펀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펀드로서 실리콘밸리의 인정을 받은 듯한 모습을 띠게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흥기술의 리더로 자리 잡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작년 10월 처음 발표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손정의 회장이 뉴욕에서 만나 이 펀드를 통해 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고 수천 개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는 소식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소프트뱅크는 1,000억 달러를 목표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 주 안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라고 WSJ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앞으로 5년 동안 이 펀드에 250억 달러를 출연하고 사우디 국부펀드가 450억 달러를 출연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의 3대 이통사지만 기업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2013년에는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했고 2016년에는 320억 달러를 들여 영국 반도체 개발사인 암(ARM)을 인수했다. 손 회장은 사물 인터넷의 부흥을 예견하며 앞으로 20년 안에 온도계에서 시계까지 각종 기기에 반도체 1조 개가 필요할 것이라며 암 인수를 추진했다.
퀄컴과 애플 역시 미래에 대비해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퀄컴은 지난 10월에 390억 달러에 MXP반도체 인수계약을 체결했고 애플은 자율주행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 투자하려는 것도 이 같은 행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