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증권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채권형펀드 수익률은 2016년 한 해 동안 평균 5.55%를 기록해, 같은 기간 국내채권형펀드(-0.90%) 성과를 크게 앞섰다.
국내채권형펀드는 2016년 상반기만 해도 저금리 기조로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로 자금이 빠져나갔고, 채권 평가손실도 커졌다.
여기에 미국이 올해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다른 화폐 자산으로 분산 투자하는 방법이 좋다"며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만큼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미국 쪽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는 미국 하이일드채와 뱅크론을 올해 유망 투자처로 꼽고 있다.
뱅크론은 신용등급 BBB- 이하인 미국 기업에 대한 은행대출을 유동화한 변동금리 담보부 채권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금리도 같이 오르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좋아진다. NH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뱅크론 수익률은 2016년 9.7%에 달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금리 상승으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뱅크론 투자가 유망하다"며 "기초자산이 투기등급인 기업 대출채권이지만, 일반적으로 담보를 보유하고 있어 하이일드채권보다 회수율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 만큼 미 하이일드채도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이일드채권펀드는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정크본드에 주로 투자하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지난해 미국 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은 17.3%였다.
신환종 연구원은 "트럼프의 친기업정책으로 미국 회사채 발행 기업들의 펀더멘털(잠재적 성장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며 "최근 저평가 매력이 높은 투자등급 회사채 중 금융, 정보기술(IT), 원자재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국채 투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디폴트 위험은 회사채보다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경우 정치적 불안정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공공지출 제한, 연금개혁안 논의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개선되고 있다. 러시아는 유가 상승으로 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 1~2분기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