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붉은 닭'의 해 위기 넘어 재도약 하자

2017-01-03 05:00
  • 글자크기 설정

[김진오 IT중기부장]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엇그제 한 살 더먹은 것 같은데 또다시 새해다. 지난 한 해는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하고 격동적이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어려움은 접어두고 희망과 소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 또한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런데 안팎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새해 벽두에 가정과 사회, 국가의 희망을 얘기해야 하지만 대내외적으로 불투명한 현실을 보면 절망이 떠오른다. 지뢰처럼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변수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성장률에 생산과 소비, 투자는 잔뜩 움츠러들었고 소득 정체와 실업, 경기전망 불안 등으로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마저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트럼프노믹스, 중국 경제 불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유가 움직임 등 불확실성이 높아 세계 경제의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형국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보니 한 곳에서 뇌관을 건들이면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쓰나미를 불러 올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가 사상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이를 타개할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0%에서 2.6%로 낮춰 잡고 경기 부양을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놨다.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2%대로 전망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후 처음인데, 실제 올해 성장률이 2.6%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에는 수출 증가 기대치도 포함돼 있어, 세계 경제가 예상처럼 회복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성장률도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2016년 수출액도 4955억달러로 전년 대비 5.9% 줄었다. 한국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58년 만에 처음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로서는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할 판이다.

지난해 우리 기업들은 참 힘든 시기를 보냈다.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국내 성장을 이끌었던 주력산업의 실적은 참담했다. 대기업도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도 불구,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등의 실적 호조로 5년연속 매출 200조원, 영업익 30조원이라는 선방한 성적표를 기대하고 있지만, 특검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 삼성 수뇌부 조사에 속도를 내면서 암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현대차는 해외 자동차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마저 불확실성이 커지자 올해 사업계획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장기 저성장기를 돌파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저성장기에 맞게 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본격적인 저성장기에는 운영상의 작은 차이가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 단기 불황기에 주로 해온 경비축소, 출장억제, 구매단가 절감 등 '마른 수건 짜기'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확실한 선택과 집중도 요구된다. 고성장기에는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 투자해놓으면 위험이 분산될 수 있고 이따금 대박도 기대할 수 있었다.
저성장 시대에는 시장이 성숙돼 있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진 사업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은 우선적으로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21/2016092100891.html#csidx37bc4f6563cf84682fa149e0db5fb41
 그러나 저성장 시대에는 시장이 성숙돼 있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경쟁을 가진 사업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미래 신수종 사업의 발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기업의 모든 활동이 컴퓨터와 연계해 디지털화한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 전세계 IT기업뿐 아니라 모든 기업의 화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이는 일부 기업의 혁신 전략을 넘어, 좀 더 나은 서비스와 제품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모든 기업의 필수적인 생존전략이 됐다.

새벽녘 새 날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는 예로부터 어두움과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좋은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칠흑 같은 어두움 속의 음기와 액운을 모두 쫓아내고 찬란한 빛을 몰고 오는 것이 바로 닭이다. 올해의 닭은 10干(간)중에서도 불의 기운이 가장 성하다. 붉은 닭의 해라고도 한다. 주역에서 말하는 ‘붉다’는 ‘총명하다’로 해석된다. 그 ‘붉은 총명함’으로 새 역사를 열어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