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힘자랑" 외교·군사·경제적 공세로 대만 '목조르기'

2016-12-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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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단교한 상투메프린시페와 엿새만에 수교…바티칸과 수교 임박설

대만, 미국 겨냥한 무력시위…랴오닝함 대만 동부해협 경유…대만 비상 경계태세

대만 방문 중국 본토 관광객 전년동비 '반토막'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은 대만을 ‘목 졸라 죽일 것’이다. 대만이 ‘하나의 중국’과 정반대의 길을 고집한다면 ‘능지처참’도 할 수 있다.”

중국 관영언론인 환구시보가 27일자 사설에서 '하나의 중국'을 외면하는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권을 향해 내놓은 경고 메시지다. 실제로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이 핵심이익 수호를 위해 대만을 향해 외교·군사·경제적 공세를 가하며 대만을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과 아프리카 상투메 프린시페가 26일 19년 만에 외교관계를 회복했다. 26일 베이징에서 회동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우르비노 보텔로 상투메 프린시페 외교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꺼낸 외교적 공세 카드는 대만의 수교국을 끌어안는 것이다. 서아프리카 소국 상투메프린시페는 지난 20일 대만과 단교를 선언한 지 엿새 만인 26일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 앞서 감비아가 대만과 단교한지 3년 만에 수교한 것과 비교된다.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가속하려는 목적으로 상투메 프린시페와 외교관계를 서둘러 수립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같은 날 중국과 바티칸과의 수교가 임박했다는 보도도 현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바티칸은 대만의 유일한 유럽 수교국으로, 그 동안 양국은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반면 중국과 바티칸은 1951년 바티칸이 대만 정부를 인정하면서부터 사이가 틀어졌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취임하면서부터 중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왔다. 바티칸이 중국과 수교하게 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른 대만과 바티칸의 단교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만 내부에서는 차이 총통이 내달 니카라과, 온두라스, 엘살바도로, 과테말라 등 대만과 수교한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앞둔 가운데 혹여나 이중 일부 국가가 단교를 선언해 변수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구시보는 27일 사설에서 "대만의 수교국이 하나도 남지않아 대만 외교가 완패할 수 있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중국의 대만과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편대는 사상 처음으로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하면서 미국 대만을 향해 무력을 과시했다.

중국 랴오닝함 편대 이동항로[그래픽=임이슬 기자]


특히 랴오닝함은 서해, 동중국해를 지나 미야코(宮古)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나아가던 중 26일 대만 동부 해협으로 항로를 틀자 대만 당국이 한때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등 비상 경계태세에 돌입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랴오닝함의 훈련이 연례 계획에 따른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만 정책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은 현재 개발중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31의 개량형이 25일 처녀 비행에 성공했다고도 보도하며 공군력도 과시했다.

이밖에 차이 총통 취임후 양안(중국 대륙과 대만) 관계가 악화로 중국 당국이 자국민의 대만 관광을 제한하면서 대만 관광업계도 타격을 입었다.

대만관광국에 따르면 올 11월 대만을 방문한 중국 본토 관광객 수는 20만3000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43.2%가 줄었다. 지난 2008년 7월 중국인의 대만 관광이 허용된 이후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대만 관광업계는 내년 1~3월 중국인 관광객 수가 30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악화하는 중국 대만 관계[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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