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제공 = 산업연구원(KIET)]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소상공인이 대부분 도산 혹은 폐업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의 87%는 소상공인이 중소·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25일 이런 내용이 담긴 '소상공인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10월 24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소상공인 400명과 일반인 2164명 등 2564명에게 소상공인에 대한 인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응답자의 72.2%는 '소상공인 대부분은 도산 혹은 폐업한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했다. 이중 '매우 그렇다'가 10.5%, '그런 편이다'란 응답이 61.7%였다.
또한 '소상공인이 중소·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는 질문엔 44.9%가 '그런 편이다'라고 답했으며 '매우 그렇다'란 대답도 42.4%나 됐다.
이는 국민이 소상공인의 성공가능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폐업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으로 현재의 위기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KIET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민 과반수는 소상공인이 연령, 은퇴, 학력과 무관한 것으로 인식했으나 소상공인이 되는 것은 직장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직장을 구하지 못해 소상공인이 되는 경향이 있다'는 문항에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67.3%로 집계됐다. '은퇴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직업이다' '고학력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다'라는 문항에는 그렇다는 답변율이 각각 36.5%와 22.1%였다.
특히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 '과당경쟁'에 대한 인식도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76.6%는 '필요 이상으로 소상공인이 많다'고 답했고, 80.4%는 '소상공인은 과당경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상공인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에 대해서는 대기업 못지않게 큰 것으로 인식했다. '소상공인은 대기업만큼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 '소상공인은 대기업만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문항에 각각 62.2%와 51.2%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또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소상공인 보호정책을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며 현재보다 강화하더라도 감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 규제와 소상공인 보호는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이다' '현재의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대기업 규제는 지나치다'는 문항에 54.0%와 54.2%가 그렇지 않다고 봤다.
'현재 수준의 영업규제로 인한 불편함은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향후 영업규제 수준이 지금보다 조금 더 높더라도 감수할 의향이 있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80.9%와 67.1%였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우리 국민은 현재의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있으며 특히 고용·사회 안전망정책과 지역경제정책 측면에서의 접근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의 과당경쟁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만큼 지역별·업종별 경쟁 수준을 고려해 정책을 차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