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창사 이후 최대규모의 정기보수를 진행하면서도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인 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성적을 거둔 배경으로 '운영최적화(옵티마이제이션, Optimization)시스템(이하 최적화 시스템)'이 꼽히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같은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은 유가상승으로 인한 재고평가 이익 증가와 견조한 흐름의 정제마진, 그리고 비정유 부문에서의 실적개선 등이 꼽힌다. 더욱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정기보수를 진행하면서 이같은 실적을 이끌어낸 점은 의미가 깊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만의 경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의 경쟁력으로는 현재 도입‧운영중인 최적화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최적화 시스템은 모든 경우의 수를 모아 최고의 퍼포먼스를 유도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SK이노베이션은 수십여개국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도입되는 원유의 특징 및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 또한 모두 다르다. 이런 만큼 최적의 배합 비율을 도출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사용 중에 있다. 이 시스템은 설비 조건, 원유 성질, 제품 생산 규격, 재고 현황, 출하 계획 등 수 많은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게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적화 시스템은 이번 정기보수에도 빛을 발했다. 정기 보수 기간에는 공정 가동이 전면 또는 부분 중단되는 만큼 제품 생산량이 줄어든다. SK이노베이션은 생산량 감소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기 보수 1년여 전부터 생산 관리와 생산, 최적 운영 부서 담당자들이 연간 수급 계획을 예측·분석해 작업 일정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석유·화학 사업이 국제 유가와 제품 가격 등 시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만큼 제품별 시황 전망을 계획 수립에 반영, 이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보수 일정을 도출했다. 또한 제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재고 확보와 재고평가 손실을 최소화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했다.
SK이노베이션은 12월 초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CLX 5개 공정과 SK인천석유화학 전면 정기보수 등 정기보수가 집중된 지난 3분기에도 최적화 시스템을 활용해 사전에 수출 물량을 조절하고 공급 차질을 최소화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최적화 시스템은 미국의 글로벌 오일메이저 기업인 쉐브론에서도 도입‧운영중이다 ‘페트로(Petro)’로 명명된 자체 최적운영 소프트웨어를 통해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 중이며, 이를 통해 연간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원) 수준의 추가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부터 SK이노베이션은 산업공학과 기계공학, 화학공학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옵티마이제이션 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독립‧운영 중이다.
올해 모든 정기보수가 마무리 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설비는 100% 가동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내년도 견조한 시황이 예상되고 있어 컨디션을 끌어올린 설비능력과 최적화 시스템을 통한 시너지 확대가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일일 원유 정제 111만5000 배럴, 연간 파라자일렌(PX) 생산 280만t 규모의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SK이노베이션의 특징은 ‘정제마진 강세 속에 PX 강세 흐름’ 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싱가폴 복합정제마진은 올해 배럴당 6.3달러에서 내년 7달러 수준으로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PX제품도 견조한 상승 사이클 진입이 기대된다”고 말해 내년 실적도 올해와 같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