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중금리 대출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2금융권이 K뱅크의 중금리 상품 금리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은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도록 비대면 서비스 구축을 준비 중이다.
K뱅크는 내년 여신 규모 목표를 4000억원으로 잡고 이중 30~40%를 중금리 대출로 내보낼 계획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를 활용해 중신용자 대상으로 대출상품을 공급하고 간편 심사 소액대출, 우량 직장인 신용대출 등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2금융권에서는 K뱅크의 중금리 상품 금리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금리 대출은 은행의 경우 연 6~10%, 저축은행의 경우 연 10~20%대의 금리대로 양분돼 있다. K뱅크가 중금리 상품의 금리대를 어느 구간으로 설정하는 지에 따라서 경쟁 상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K뱅크 관계자는 “저축은행 중금리 상품의 금리대인 연 10~20%대보다는 낮게 잡을 계획이다”며 "아직 명확한 금리대를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권에서는 K뱅크가 통신요금 납부 기록 등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다고 해도 신용평가 노하우가 없는 만큼 처음부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커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그럼에도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점포가 없어 운영 비용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는 게 사실이다”며 “저축은행의 우량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중금리 상품인 사이다를 출시할 당시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기 전에 중금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상호금융권도 비슷한 실정이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경우, 신용등급 3~6등급(나이스기준)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여신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금리가 연 4~6% 수준이다. 사실상 중금리 상품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상호금융권은 비대면 서비스 수준이 여타 업권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며 고객 대부분이 중장년층이어서 비대면 서비스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으면 향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버금 가는 비대면 서비스를 구축하고 향후 다가 올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여신 부문 비대면이 활성화된 저축은행의 경우, 비대면 계좌 개설 등 수신 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웰컴, KB, 대신저축은행은 자체적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시스템을 선보였고 저축은행중앙회는 중앙회 차원에서 마련한 시스템을 23일부터 가동할 방침이다.
신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내년 중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