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올해 '악명 높은 시장 명단(Notorious market list)'에 5년 만에 다시 포함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STR은 보고서에서 알리바바의 위조 및 불법복제 수준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이는 미국의 혁신 아이디어 산업에 심각한 경제적 위협을 줄 뿐 아니라 합법적인 미국 제품의 중국 및 세계 시장 판매에 타격을 입힌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는 즉각 반발했다. 마이클 에번스 알리바바그룹 사장은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를 리스트에 포함시킨 것은 매우 실망스런 조치”라며 알리바바가 짝퉁 퇴치를 위해 노력한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USTR은 지난 2011년부터 저작권 위반이나 위조상품·모조품 판매로 악명 높은 기업을 선정해 명단을 발표해왔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1년 처음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 짝퉁 퇴치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면서 명단에서 제외됐다.
알리바바가 5년 만에 명단에 다시 포함된 것이 미중 양국간 정치적 갈등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불거진 미·중 간 외교대립이 양국 간 경제 무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기 때문이다.
그 동안 시장에는 트럼프 당선이 알리바바에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이미 존재했다. 트럼프 취임 후 미중 간 무역전쟁 촉발이 예고되면서 알리바바의 해외 진출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식은 트럼프가 당선된 후 한 달 사이 10% 남짓 하락했다.
경선 기간부터 중국산 제품 45% 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 등으로 중국에 비판 발언을 쏟아냈던 트럼프는 당선 이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로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을 자극한 데 이어 남중국해 수중 드론 나포 사건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이러한 가운데 양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상대 편을 향해 경제 보복 조치를 쏟아내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앞서 미국 의료기기 업체인 메드트로닉과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회사에 반독점 규정 위반 혐의로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시장경제 지위 인정을 요구하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이에 질세라 미국도 중국이 자국산 쌀·밀·옥수수 수입량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는 이유로 WTO에 중국을 제소하며 맞불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