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여성가족부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 부산에 사는 임산부 A씨는 올해 9월 12일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본인의 아파트 25층 내 머물고 있었다. 어린 자녀와 엄마도 함께 있었던 A씨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안되는 줄 알았지만 서둘러 지상으로 내려가겠다는 생각에 승강기의 버튼을 눌렀다.
# 지난 7월 B씨(경기도 부천시)는 간접화재를 경험했다. 자신의 집보다 5층 낮은 4층에서 불이 난 것이다. B씨는 무조건 아파트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이미 복도 전체는 검은 연기에 휩싸여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다섯살 된 딸 아이가 유치원에서 소방대피훈련을 받은 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을 지켜봤다. 어른인 자신보다 더욱 침착하게 대처했다.
앞서 '2015년 재난안전에 대한 특정성별영향분석평가' 결과, 임산부나 재난약자를 주로 보살피는 여성들을 위한 특화된 안전교육 안내지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번 안내서는 재난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숙지해야 할 사항부터 유형별(자연·사회재난, 생활안전), 단계별(예방·대비, 대응, 복구) 유의사항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내용을 보면 공통적으로 재난약자 본인 및 동반자, 1인 가구 여성은 재난 시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가족이나 이웃 등 2명 이상과의 사전 연락·도움방법에 대해 상의하고, 대피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진이 일어나면 영유아 또는 노약자·장애인은 유모차나 휠체어 사용을 자제하고 동시에 반드시 안전모자 가방, 베개 등으로 머리를 보호해야 한다. 화재 땐 절대 엘리베이터를 타선 안된다.
여가부는 일본, 중국, 미국의 여성 관련 안전 안내서를 수록해 추가 정보를 원할 경우 외국사례도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개발된 안내서는 각 중앙부처, 시·도 지방자치단체, 재난안전 교육기관 등에 배포된다.
최성지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재난약자에 포함되거나 이들을 주로 보살피게 되는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련 교육경험이 적고 재난 취약성도 높다"며 "향후 여성과 재난약자의 재난 대비와 대응역량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안전교육기관 협조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