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내년 정부예산 완화적이지 않다… 재정이 더 많은 역할해야"

2016-12-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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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 재정정책에 대해 "내년 정부 예산이 적어도 완화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정책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2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진행된 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내년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은 0.5% 수준이다"며 "경제성장률을 2%대로 잡고 물가상승률이 2%가 안 된다고 해도 4% 내외의 명목성장률과 비교하면 총지출 증가율이 낮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부가 예상하는 총수입 증가율에 비해서도 총지출 증가율은 낮다"고 덧붙였다.

내년 예산안 기준 정부의 총지출 규모는 400조5000억원으로 올해 예산안 기준 총지출(386조4000억원)보다 3.6% 증가했다. 다만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총지출(398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내년 늘어나는 지출 규모는 2조원 안팎으로 증가율은 0.5% 수준에 그친다.

그는 또 "국내 기관뿐만 아니라 해외 신용평가사 등 국제금융기구들도 한국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재정정책의 여력을 꼽는다"면서 "국내외 기관들이 재정정책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때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모하메드 엘-에리언이 쓴 '디 온리 게임 인 타운(The Only Game in Town)'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이 책은 중앙은행과 불안, 불안정 그리고 다음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이란 의미의 'Central Banks, Instability, and Avoiding the Next Collapse'라는 부재가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응 과정에서 정부 재정정책은 별로 역할이 없었고 중앙은행이 고군분투했는 것을 빗대어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요즘은 디 온리 게임 인 타운이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앞으로 경제에게 있어서 볼거리는 중앙은행이 아니고 정부로 옮겨가고 있다는 주장이 요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총재는 취약부문에 대한 리스크 관리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2% 성장을 내놓는 기관이 있는 등 성장의 급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성장의 급락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책당국이 우선을 둬야 될 것은 취약부문의 리스크 관리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 속담에 '쇠사슬의 강도는 가장 약한 고리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는데 쇠사슬이 아무리 단단하다고 하더라도 약한 고리가 끊어지면 그 쇠사슬은 끊어진다는 것"이라며 "취약부문에 대한 대비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여력을 묻는 질문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를 했는데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조그마한 충격도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융안정에 초점을 뒀다"며 "다만 금리인하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금리인상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클 때는 조금 더 확인하고 다져가면서 정책을 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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