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경호 세종시 행정부시장의 말 한마디가 공직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김기완 기자
이는 최근 한경호 세종시 행정부시장이 한 시설을 찾아 위문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당초, 이 시설의 위문은 이춘희 세종시장의 일정이였지만 이 시장의 중복 일정으로 한 부시장이 권한대행으로 위문했다. 이 과정에서 선출직 신분인 이 시장이 선거법에 접촉돼, 위문품을 전달할 수가 없어, 타 기관에서 얻은 위문품을 전달해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한 부시장은 복지시설에 전달할 위문품까지도 선거법에 접촉되리라고는 알 수 없는 상황이였다. 따라서 이 같은 정황을 몰랐던 한 부시장은 김려수 복지정책과장에게 역정을 냈다.
"우리가 위문을 하는데 왜 다른기관 로고가 붙어있는 물품을 전달해야 하냐"는 것이다. 순간 복지정책과장은 남감했다. 곧이어 세종시장은 선출직 신분이기에 사전 선거운동 등 선거법 접촉 상황을 설명했다.
한동안 아무말이 없었던 한 부시장이 입을 열었다. 그는 "나 한테 편성된 업무추진비로 위문품을 준비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텐데 왜 그생각은 하지 않았냐"며 반문했다는 것이다.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문하는데, 선거법 때문에 세종시장의 업무추진비를 쓸 수가 없다면 자신의 업무추진비를 쓰면 되지 않겠냐는 얘기였다.
한 부시장의 그 같은 발언에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은 숙연해졌다. 김 과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순간적으로 가슴이 뭉클했었다"고 설명하면서 한 부시장의 카리스마 이면의 따뜻함을 전해줬다.
'이른바' 위문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각계·각층의 생색내기용 위문품 전달 소식이 지면을 가득채우고 있는 가운데 한 부시장의 단순한 말 한마디가 추운겨울 얼어붙은 가슴을 녹여내렸다.
특히, 연말을 맞아 불우한 이웃을 돕자는 캠페인이 시가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고, 위문품 전달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고위 공직자의 한마디가 공직사회의 참여를 독려하고, 속칭 철밥통이란 시민적 시각을 부식시키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