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남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이 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청사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11년 만에 부분파업을 벌인다.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종사 노조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열흘 간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그는 이어 “다만 파업을 길게 끌고 갈 생각"이라며 “내년 1월 1일부터 10일까지 2차 파업도 회사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이번 1차 파업기간 총 147.5편(0.5편은 편도)이 결편된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22일부터 26일까지 국제선 20편, 국내선 62편, 화물 7편 등 총 89편을 감편해 운항률이 92%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어 27일부터 31일까지 국제선 4편, 국내선 49.5편, 화물 5편이 감편돼 95%의 운항률을 보일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대한항공이 사전에 파업에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항공업계 대란’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한항공은 영업손실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번 파업의 발단은 '2015년 임금협상'이다. 2015년 10월 시작된 임금협상은 무려 1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일반직 노조의 2015년 임금인상 분인 1.9%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조종사 노조는 지난 7일 열린 제9차 임금협상에서 기존 37% 인상에서 29% 인상으로 낮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5년은 회사가 힘들었기 때문에 열심히 해보자는 뜻으로 일반직 노조도 1.9%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박상범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의 사례처럼 파업이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임금 협상에 시스템과 명문화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 1년여 동안 △운항브리핑 정시 시작 △쟁의행위 스티커 부착 등 준법투쟁과 △회사 세무조사 청원 △오너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주장하는 집회 등을 해왔다.
대한항공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부터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혹여나 발생할 안전상의 문제와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본부에는 국토부 직원 10여명과 대한항공 직원 2명, 7개 국적항공사 직원 각 1명 등 20여명의 인원이 상주하게 된다.
본부 관계자는 “대한항공 자체적으로 종합통제센터를 중심으로 오퍼레이션, 고객관리, 기타 고객 관련 부서 등 부문별로 대책반을 꾸렸다”면서 “홈페이지 공지를 비롯해 대체편 사전 안내 등의 대책 마련을 해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