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 亞 증시 '차분' 외환ㆍ채권시장은 '요동'

2016-12-1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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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경·김정호 기자= 미국이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했으나, 아시아 주요 증시는 크게 출렁이지 않았다. 외환·채권시장만 요동쳤다. 그렇더라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01%(0.22포인트) 내린 2036.65를 기록했다.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 금리를 올렸던 2015년 12월 17일에도 코스피는 되레 0.43% 올랐다.

다른 아시아 주요 증시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일본 니케이지수가 0.10% 상승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0.09% 내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만 0.73% 내려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지만, 하락률은 1%를 밑돌았다.

이런 증시에 비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8.8원 오른 1178.5원을 기록했다. 한때 1183.1원까지 뛰기도 했다. 그러나 환율은 가파른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1180원 아래로 되밀렸다.

외환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도 몸살을 앓았다. 이날 국고채 3년과 5년물 금리는 각각 0.053%포인트, 0.050%포인트 상승한 1.697%, 1.888%까지 뛰었다.

내년 미 정책금리 전망치가 1.14%에서 1.38%로 상향 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대로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제시하면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며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2회에서 3회로 늘렸고, 이 충격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강세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우리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주요 증권사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개 달러 강세가 나타날 때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났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663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만 1조3682억원어치를 팔았을 뿐 기관도 780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우리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출주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며 "내수주보다 수출주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이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질 수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3차례로 늘린 것도 경제성장률 전망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수출주 장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 금리 인상이 신흥국 경기침체, 달러화 강세, 유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고, 우리 입장에서는 대 신흥국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주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미 금리 인상 여파가 구체화될 때까지는 기업 실적에 기반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 기대감으로 대형주가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익전망치 상향 조정이 부각되는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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