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소 기자 =세종시 금남면에 있는 사랑의일기연수원(대표 고진광)은, “지난9.28일 새벽부터 들이닥친 중장비와 대전지법 100여명의 집행관들이 들이닥쳤다”며 ”1심 판결이있었다고는 하지만 예정된 기일보다 앞서 새벽부터 강제로 집행된 것이라 황망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13일 밝혔다.
고진광 대표는 다음과 같이 호소 했다. 지난 10여년간 모인 1백2십여만명의 어린이 일기가 보여진 일기박물관, 세종시 개발로 이주한 주민들의 생활사를 알게해 줄 농기구 등의 생활사 박물관, 세종시민들의 투쟁기록들이 전시된 세종시민투쟁기록관 등이 있던 사랑의일기연수원의 전시물과 유물들을 무방비 상태로 쓸려나갔습니다.
강제집행 당일, 가장 아이러니한 광경은 사람보다 먼저 들어와 있던 중장비들이었습니다. 나름 소중히 전시되어 있던 것들은 아무렇게나 박스에 담겼고 훼손되었고, 순식간에 쓸려나갔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강제집행된 지 60여일이 지나가는 시점, 깡그리 무너져 흙더미로 변해버린 사랑의일기연수원 창고자리에서 수백명의 어린이 일기 원본과 각종 사진자료들이 발굴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보름여의 세월이 더 지난 지금까지, 이제 그 모든 기록과 시간들이 폐기물이 되어 쓰레기로 실려나갔습니다. 흙더미속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사랑의일기운동의 역사들은 강력한 개발논리 속에 그저 한꺼번에 갈아 없애 폐기되어야하는 쓰레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법원 송달로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물건들을 찾아가라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현장에서는 보이는 것들은 정작 찾아가라고 한 물건들이 여기에 다 묻혀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강제집행 이후, 물 전기 모두 끊긴 채 엄동설한에도 맨몸으로 버티며 계속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시작한 사랑의일기운동이 고향 세종시에서 꽃을 피우기 바랬으나 오늘의 참담한 형국을 만들어 낸 것이 못내 죄스럽기만 합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잔치였던 사랑의일기큰잔치 걸게그림이 LH와 집행관들의 강제집행으로 흙속에 파묻힌지 70여일만에 발굴되었습니다. 아직도 얼마나 많은 유물들이 묻혀있는지 가늠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고대표는 “주말이면 찾아와 자신의일기장이 있는 건아닌지 찾아보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기 그지없다”며 “무조건 빨리빨리 없애려고만 하지 말고, 10여년간 방치해놓은 책임을 지는 자세로 시간과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면서 “발굴해 줄 수 없다면, 제발 무조건 버리지만 말고, 작은 포크레인이라도 불러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