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 끼칠 영향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식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혜 업종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하지 않은 11개 산유국은 10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을 55만8000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비OPEC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한 건 무려 15년 만이다. 지난달 30일에는 OPEC 회원국이 하루 원유 생산량을 120만 배럴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영국 브렌트유,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0달러 이상으로 뛰었고 앞으로도 원유값 상승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감산 효과가 나타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서 연구원은 “다만 유가는 감산합의 후 늘 상승했으므로, OPEC 회원국들이나 비회원국들이 증산하는 것이 아니라면 유가의 우상향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전주 대비 4.4% 상승했다. 이처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런 세계 경제의 흐름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신흥국의 경기불안이 상당 부분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급격히 이동하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 개선은 신흥국의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주식 투자자라면 인플레이션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상품 가격 인상 효과, 선진국 실질 경제성장에 따른 수출량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런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가치형 수출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철강·화학 업종,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은행 업종도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