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로 유명한 케링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이 최근 방한해 주요 유통 대기업 오너를 만났다. 케링그룹은 구찌·생로랑·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패션 기업이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이들 브랜드의 입점 여부에 따라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피노 회장의 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 상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피노 회장의 유통대기업 방문은 7일부터 시작됐다. 당일 피노 회장은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을 찾아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을 만났다. 박 사장의 안내로 매장을 둘러본 피노 회장은 정지선 회장과는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공식적인 만남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 역시 두 사람 간 친분을 나누는 자리였고 통상적인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9일에는 피노 회장이 갤러리아명품관에 방문, 케링그룹 주요 명품 브랜드 매장과 최근 오픈한 구찌 남성 매장을 둘러봤다. 피노 회장은 이후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짧은 미팅을 가졌다.
갤러리아는 케링그룹 브랜드인 구찌,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발렌시아가가 모두 갤러리아면세점에 입점한 것에 대해 케링그룹과 서로 감사와 협력의 인사를 가진 자리라고 전했다.
피노 회장은 갤러리아 방문을 마무리하며 "갤러리아와 케링그룹의 타깃고객이 일치하는 바, 앞으로도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함께 발전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피노 회장은 9일 갤러리아의 방문이 이번 방한 일정의 마지막이다.
케링그룹은 구찌를 포함해 생로랑,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등 2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피노 회장은 프랑스의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과 함께 글로벌 패션업계의 거물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한국이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패션 기업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시장이 부각돼 피노 회장 등이 해마다 한국을 찾아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피노 회장의 이번 방한이 면세점 입찰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