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성남문화재단)
오는 2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이어지는 2016 어린이교육체험전 <수염 난 피터팬>展은 ‘어린이교육체험전’이란 부제를 갖고 있지만 결코 어린이만을 위한 전시는 아니다.
오히려 10명의 참여 작가들의 선보이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어린 아이가 만들어가고 있고, 어른들이 쌓아왔던 기억을 서로 공유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기억 저장소 깊은 곳에 누구나 갖고 있는 추억과 기억들이 무한한 상상요소들과 재결합 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도 경험 할 수 있다.
전시가 시작되는 로비에서는 가장 먼저 풍성한 향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생기 있는 꽃들 위에 조심스레 놓여있는 분절된 태권브이의 부분들은 하나가 됐을 때 보다 더 강한 생명력과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윤민섭의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개인이 될 수 있는 인간이 사이사이 공간감을 보호막 삼아 관계를 형성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가상현실에 다양한 오브제를 장치해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만든 윤현선, 단순히 어린 시절 남자 아이들이 만들던 오브제의 소유 차원이 아닌, 지난 기억과 감성을 공유하고 작품 그 자체로 승화한 트렌디한 문화를 제공하는 김소리, 반짝반짝한 전구들로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투명한 공간은 김다영 작가가 옮겨놓은 하나의 또 다른 세상이다.
이 외에도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들어간 서커스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임승천 작가의 작품, 형형색색의 빛들이 신비롭고 따스한 풀숲을 연쇄적으로 만들어 낸다.
또 작은 빛의 반딧불이들이 움직임에 반응하며 신호를 보내는 최승준 작가의 <반딧불이의 숲>까지 10명의 작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은 다르지만 주관적 경험을 모티프로 기억과 잔상의 이미지로 변조해냈다.
어른들에게는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 오랜 기억들을, 아이들은 처음 경험하며 생성되는 감정들을 작가 저마다의 자전적 작품을 통해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기억의 공간에서 잠시 머무르는 휴식 같은 기회를 제공할 이번 <수염 난 피터팬>展은 해설과 체험이 더해진 교육프로그램도 어린이와 성인 대상으로 각각 진행, 더 다양한 경험들을 쌓을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