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슈터’가 본 ‘만능루키’ 최준용의 끝, 슈팅 잠재력

2016-11-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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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 최준용의 돌파 모습. 사진=KBL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올해 프로농구 신인 전체 2순위로 서울 SK 유니폼을 입은 ‘슈퍼 루키’ 최준용(22)이 올 시즌 프로 데뷔 무대에서 ‘탈신인’의 활약을 펼치며 돌풍의 주역이 되고 있다.

최준용은 이미 국가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실력에 있어서는 검증이 끝난 신인이었다. 대학 무대는 평정한 최준용이지만, 외국인 선수가 함께 뛰는 프로 무대에서 얼마나 ‘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였다.

특히 최준용은 신장 200m의 장신 포워드다.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소화가 가능한 다재다능한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그동안 프로 무대에 도전했던 장신 포워드는 실패의 역사가 더 많았다. 프로농구 감독들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최준용의 잠재력을 알면서도 프로 성공 여부를 놓고 반신반의 했던 이유다.

그러나 최준용은 우려의 시선을 잠재웠다. 오히려 기대 이상이다. 신인다운 패기로 팀의 궂은일을 도맡는 리바운드부터 집중했다. 팀에 녹아들기 시작하자 득점과 어시스트에서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그 모습 그대로 과감하게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고 있다.

데뷔 시즌 기록도 놀랍다. 최준용은 14경기에서 평균 32분39초를 뛰며 10.1점 9.0리바운드 2.6어시스트 1.5블록을 기록 중이다. 리바운드는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 이승현(고양 오리온), 김주성(원주 동부) 등을 제치고 국내선수 중 1위에 올랐고, 블록은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KGC)에 이어 마커스 블레이클리(울산 모비스)와 함께 전체 공동 2위다.

투지 넘치는 리바운드와 수비로 적응을 마친 최준용은 득점과 어시스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9일 부산 kt전에서 16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 4블록으로 팀 승리를 이끄는 등 최근 4경기에서 평균 15.5점 4.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아직 아쉬운 것은 슈팅력이다. 최준용의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됐던 것이 3점슛 정확도다. 실제로 올 시즌 44개의 3점슛을 시도해 10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해 성공률은 22.7%에 불과하다. 대부분 오픈 찬스에서 던진 3점슛이었기 때문에 정확도가 아쉽다.

하지만 명품 슈터 출신인 문경은 SK 감독의 눈은 달랐다. 슈터로서도 충분히 잠재력이 높다는 것. 문 감독은 “최준용의 공을 다루는 능력이나 슛 폼을 보면 괜찮다. 슈터로도 가능성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최준용에게 부족한 건 자신감이다. 문 감독은 “2대2 플레이에 이어 슬라이스로 빠졌을 때 3점슛 찬스가 난다. 그때 어쩔 수 없이 던지는 슛과 찬스가 나면 무조건 던지겠다는 마음가짐은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돌파 능력이 뛰어난 최준용은 김선형이나 빅맨과 2대2 픽 앤 롤이나 픽 앤 팝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SK의 주공격 패턴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준용은 실제로 3점슛 기회에서 머뭇거릴 때가 많다. 문 감독이 지적한 ‘자신감 문제’다. 최준용이 3점슛 능력까지 탑재하면 상대 수비가 막아내긴 여간 쉽지 않다.

문 감독은 최근 최준용에게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역할을 주고 있다. “공을 오래 갖고 드리블을 해도 좋다”고까지 주문했다. 패턴을 강요하지 않는 ‘프리 스타일’은 최준용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고, 프로 적응을 위해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문 감독의 세심한 배려다. 최준용도 “감독님도 (김)선형이 형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라고 자신감을 주셨다. 그러다 보니 내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배포도 두둑하다. 최준용은 “남들이 건방지다고 해서 원래 가진 내 경기 스타일을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남들 눈치 보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앞으로도 내 스타일을 고수할 것”이라며 “상대가 거칠게 나오면 더 거칠게 하면 된다. 피하면 내 손해”라고 눈에 불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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