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례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수년 간 이어지던 글로벌 과잉공급 상황이 해소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시장은 감산 이행을 위한 최종 합의를 두고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는 24일 3.6% 이상 추락한 데 이어 28일 아시아 시장에서 장중 2% 이상 급락했다.
CMC마켓츠의 릭 스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OPEC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앞으로 몇 달 동안 30달러 후반에서 40달러 초반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 장관은 최종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그는 27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OPEC의 개입 없이도 원유시장이 2017년에 수급균형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 수준의 산유량을 유지하는 것은 정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틀 전인 25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부 갈등을 이유로 28일로 예정된 비-OPEC 산유국들과의 생산량 감축 회동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OPEC 회원국들 사이에서 감산 할당분에 합의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비-OPEC과의 회의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이 회의는 취소됐다.
다만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하여 알제리의 에너지장관과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석유공사 회장은 28일 알제리에서 만나 모스크바를 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OPEC은 일일 3250만~3300만 배럴의 산유량을 60만 배럴 가량 감축하는 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 이견이 확실히 조율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감산 참여를 거부했던 이라크와 이란 중에서 이라크는 참여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으나 감산 할당량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고 이란은 여전히 경제제재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때까지 감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캐롤린 배인 상품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즈에 “OPEC이 체면치레식 합의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내놓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