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회전율 11년여만에 최저…'돈맥경화' 심화

2016-11-2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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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6회로 11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한국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풀린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의 통계를 보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 9월 19.6회로 전월(20.7회) 대비 1.1회 떨어졌다. 2005년 2월 18.1회를 기록한 이후 1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20회 밑으로 떨어진 것도 이 기간 동안 처음이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경기 부진과 불확실성 증대 등의 영향으로 가계나 기업이 소비·투자에 나서기보다 자금을 은행에 넣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해 24.3회로 2006년 23.6회를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최저였다. 2010년 34.8회였던 회전율은 2011년 34.2회, 2012년 32.7회, 2013년 28.9회, 2014년 26.7회 등으로 5년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돈을 풀고 기준금리를 낮춰도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9월 통화량(M2·광의통화)은 전년 동월보다 6.9% 증가한 2383조405억원(평잔·원계열)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요구불예금 잔액도 200조원에 육박한 197조3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예금회전율과 통화의 유통속도, 본원통화의 통화량 창출 효과를 보여주는 통화승수 등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돈을 풀어도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개인과 기업이 자금을 풀지 않으면 생산·투자·소비가 늘지 않아 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성격의 불확실성이 많이 발생했다"면서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오래 지속되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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