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2017 예산안] 최순실 예산 빠진 자리, SOC 등 선심성 예산 차지하나

2016-11-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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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청와대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삭감된 예산항목에 이른바 '쪽지예산'으로 불리는 선심성 지역민원 예산이 대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쪽지예산'을 없앤다고 천명하며, 지난 22일 예산안조정소위 증액심사를 처음으로 공개했으나 이후 구체적인 심사에 들어가자 비공개로 전환해 우려를 키웠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지난주 마무리한 감액 심사를 통해 정부 예산안에서 2조2800억원을 삭감하고, 1조2000억원을 보류했다.

이 중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은 이른바 '최순실 예산'이라 불리는 부분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2017년 문체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결산소위원장인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최순실 차은택 예산 가운데 국가이미지 통합사업 예산, 위풍당당 코리아 사업 예산, 가상현실 콘텐츠 육성사업 예산, 재외 한국문화원 관련 예산 등 총 1748억5500만원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예산안조정소위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예산 877억5000만원을 교문위 안대로 감액했다.

당초 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순실 예산'이라고 의혹이 제기된 사업의 내년 예산 규모는 3569억7600만원이다.

세부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자체적으로 파악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보고한 의혹 제기 사업의 내년 예산 규모는 3385억7000만원이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최순실 예산'으로 지목돼 이후 외교통상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심의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사업 규모는 184억600만원이었다.

최순실 관여 의혹이 제기된 사업의 예산 중 일부는 부처가 자체적으로 깎거나 국회 상임위를 거치며 삭감됐다.

문제는 이렇게 삭감된 예산이 사회간접자본(SOC) 등 지역구 선심성 예산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대구순환고속도로와 함양~울산 고속도로 관련 예산이 정부안보다 각각 200억원과 1000억원 증액됐다. 두 도로 예산은 '최경환표 도로 예산'으로 불리는 사업이다.

특히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부안에도 없던 지역 사업을 신규로 집어넣어 234억원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의 지역구인 순천시 관련예산은 순천만 야간경관 조성사업(50억원), 순천 유소년·청소년 다목적수영장 건립(50억원), 순천 유소년·청소년 스포츠체험센터(10억원) 등 110억원이 늘어났다.

또 전남 거점고등학교 공공형 골프실습시설(18홀) 확보(100억원), 전라도 천년기념 상징공간 조성사업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비(24억원)를 추가했다.

교문위원장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도 동학관련 유적지 정비 및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79억9200만원), 정읍 지역문화관광테마파크 조성(3억원) 등 지역구 예산 82억원을 확보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유현문화관광지 조성 등으로 약 23억8800만원을,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대앞 인디밴드 대규모 공연 사업 등에 약 47억원을 추가시켰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정암문화제에 5000만원을 증액시킨 2억원을 수정예산안에 포함시켰다.

국회 관계자는 "최순실 예산 명목으로 1700여억원이 삭감돼 그만큼 민원성 예산이 예년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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