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TPP 폐기, 트럼프 변화의지 보여줘...지켜보자"

[출처=환구시보]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선언을 환영하면서도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3일 'TPP 폐기, 트럼프가 보낸 신호는?'이란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변화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보였고 지금까지 행보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면서도 "중국에 대한 태도와 전략 수정 방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지금까지의 미국 정치인들과는 다른 새로운 문을 열겠다고 선언했고 그 문이 고립주의인지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어쨌든 TPP를 폐기해 무역 배타주의에 제동을 걸고 무역협정을 정치도구로 사용하지 않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의 기반이자 주요 외교적 성과물을 역사의 쓰레기통에 넣었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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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이익 최우선)'에 대한 경계심은 풀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아메리카 퍼스트'는 중국 등 무역 파트너의 기본 이익을 존중하는 선에서 적용되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미국의 무역·투자 파트너가 모두가 패배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에는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어야 한다는 '도(度)'의 철학이 있다"고 소개하고 "트럼프 당선인도 미국 전략 수정의 핵심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도'를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의 당선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동유럽에서 중동, 동아시아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안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중국은 트럼프, 그의 캠프와의 소통을 늘려 미국 경제 회복의 길에 중국이라는 파트너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