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아이다’ 이 시대의 리더십에 전하는 메시지

2016-11-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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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와 함께 아이다·암네리스 공주의 성장기 다뤄

아프리카 특유의 음악과 안무는 공연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

뮤지컬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을 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한국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정확하게는 민주주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전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100만 촛불이 타올랐다. 뮤지컬 ‘아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를 전하고 있다.

‘아이다’는 원래 사랑 이야기다.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을 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번 무대만큼은 국내의 어지러운 시국과 맞물려 그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 속 이집트는 인근 모든 국가들을 식민지화 한다. 누비아 제국도 그 식민지 중 하나였는데, 백성들뿐 아니라 공주인 아이다마저 노예로 전락할 정도로 이집트의 식민지 정책은 가차 없이 진행된다.

아이다 공주는 노예가 돼 이집트로 붙잡혀 오지만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는다. 라다메스 장군과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함께 노예가 돼 고통을 겪고 있는 누비아 백성들을 잊지 않는다. 처음엔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공주 신분의 무게를 벗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누비아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 백성들은 아이다의 이름을 외치며 그의 리더십을 통해 해방에 대한 희망을 찾기를 갈구한다. 이에 아이다 역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가기로 다짐한다.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아이다를 연기한 배우 윤공주는 뮤지컬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답게 아이다의 노래와 감정 연기를 적절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이번 공연에 세 번의 도전 끝에 합류한 윤공주는 조국의 독립을 꿈꾸는 아이다의 절절한 마음을 잘 표현했다.

그동안 발랄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던 배우 아이비는 암네리스 공주 역을 맡아 한층 성숙된 연기력을 뽐냈다. 철부지 공주에서 백성들을 사랑할 줄 아는 여왕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가슴 한켠에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토니상 수상에 빛나는 뮤지컬과 팝의 거장 엘튼 존과 뮤지컬 음악의 전설 팀 라이스의 협업으로 탄생한 음악도 ‘아이다’에서 즐길 수 있는 포인트다. 이집트의 대륙인 아프리카 흑인 음악을 비롯해 가스펠, 락, 발라드 등 넘치는 개성과 대중성이 결합한 음악이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안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아프리카 정통 춤을 재현하는 것부터 팝과 락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안무까지, 배우 각자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긴 동작들이 무대 위를 풍성하게 수 놓는다.

2005년 한국 초연을 시작으로 2010년, 2012년, 2013년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했던 ‘아이다’는 올해 공연을 통해 이전까지 보여줬던 것과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관객들은 혼란스러운 시국 속에서 또 하나의 희망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공연은 2017년 3월1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다.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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