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윤정훈 기자 = 현대캐피탈과 SK텔레콤, 각각 금융과 통신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두 기업이 내년 카셰어링이라는 국내 대표 공유경제 시장에서 격돌한다. 두 기업은 모두 카셰어링을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만들어 중소렌터카 업체를 활용한다는 전략을 빼들었다.
파격적이고 독특한 경영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는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대표(부회장)가 카셰어링 시장에서 마저 혁신을 선뵐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기자와 만난 현대캐피탈 오토사업본부 고위 관계자는 “일반 카셰어링 부문에서 우버와 같은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에서 일반 카셰어링 부문 진출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대기업이 플랫폼을 지원하고, 중소 렌터카 업체가 많이 참여하는 방식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카셰어링의 현실적인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은 중소 렌터카 업체와 제휴를 맺고, 카셰어링을 신청한 고객에게 유휴인력이 유휴차량을 전달하는 방식의 플랫폼 서비스를 내년 1월 론칭 준비 중이다. 플랫폼은 현대캐피탈의 특화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고객과 차량을 연결하고, 예약 시기와 장소 등에 따라 차별화된 가격을 제공하게 된다.
앞서 통신 1위 기업 SKT는 카셰어링 플랫폼 사업 진출설이 몇 번 나돌았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라고 말해 론칭이 임박했음을 짐작케 했다. 실제 SKT는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회의를 하는 등 정부 사업을 통한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장동현 사장은 생활가치 플랫폼, 통합미디어 플랫폼, 사물자동화(IOT) 플랫폼 등을 앞세워 신산업 생태계 구축의 본격화를 선언한 바 있다. 또 SKT는 최근 ‘5G 커넥티드카’를 시연하는 등 ‘카 비즈니스’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플랫폼 사업을 통해 성장 잠재력이 큰 카셰어링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두 회사의 본격적인 격돌은 내년 3월 국토교통부의 공공주택 카셰어링 플랫폼 사업자 선정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오는 12월께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내년 2~3월께 사업자 공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대학생·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14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카셰어링 업체들은 손쉽게 차고지를 확보하고, 고객에게 카셰어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