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조사 전 단계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의 줄소환이 주말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일명 '대통령 독대'에 나선 대기업 총수들의 발길이 검찰로 향하는 모양새다.
'최순실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3일 "박 대통령을 늦어도 수요일(16일)에는 조사해야 할 것 같다. 청와대 측에 입장을 정리해 전달하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2면>
이와 관련해 검찰은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 개별 면담 의혹과 관련해 당시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 재벌 총수들을 대거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 그룹의 총수들이 대통령과 어떤 경위로 면담이 이뤄졌는지, 또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모두가 단순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이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24일 청와대로 대기업 총수 17명을 초청해 오찬이 겸해진 공식 간담회를 가졌고, 이날과 다음날 이틀에 걸쳐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중 7명을 청와대 등에서 개별적인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의 취지 설명과 함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공식 행사 때에 "한류를 확산하는 취지에서 대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주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재벌 총수들이 대통령에게 자사 경영에 관한 민원을 알렸을 가능성도 높다. 각기 총수들의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 뒤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이 기부됐다. 삼성은 여러 계열사를 동원해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했고, 현대차 128억원, SK는 111억원, LG 78억원, 한화는 25억원 등을 냈다.
앞서 검찰은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을 상대로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씨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박 사장은 삼성이 최씨 모녀 회사인 '코레스포츠'에 35억여 원을 지원하면서 실무를 총괄한 인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