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8월 KBO의 ‘부정행위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에 모든 소속 선수를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해당 선수가 이 면담을 통해서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배팅을 했던 점을 시인했으며 구단은 이 사실을 곧바로 KBO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진야곱은 지난 2011년 600만원을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베팅했다.
구단이 자신들의 입장을 신중하게 적은 이 보도자료는 두 가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두산은 KBO가 7월 22일부터 8월 12일 자진 신고를 받는다고 발표하자 자체 조사에 나섰고, 진야곱의 자진신고를 8월초에 KBO에 알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KBO가 보도자료를 내지는 않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자진신고 기간에 신고를 한 선수는 유창식 한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두산이 진야곱의 자신신고를 했다면, KBO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다.
논란이 커지자 두산은 “통화녹음이 안 돼 있다.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진야곱이 구단에 자진신고를 한 이후에도 경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진야곱은 8월에 7경기, 9월에 11경기에 출전했다. 프런트와 현장이 어떻게 소통해 낸 출전인지 의문이다.
논란이 되자 두산은 9일 늦은 오후 “9월 말 경찰에서 출두해 조사받으라는 통보를 받고 난 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바로 엔트리에서 말소했다"면서 "구단이 잘못 판단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시 야구계의 불법행위가 승부조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진야곱의 스포츠도박 베팅 혐의에 대해 과소평가했다"고 고개 숙였다.
두산은 오후에 보낸 보도자료에 이어 또 한 번의 해명과 사과를 해야 했다. 스포츠 도박 베딩 혐의를 과소평가했다? 경각심 부족이 불러온 촌극이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때마다 구단들은 늘 재발 방지, 지속적인 선수단 교육, 선수단 관리 체계 보완을 약속한다. 하지만 구단이 경각심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약속들은 공허하게 만 들린다. 구단의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