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승리함에 따라 외환시장이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와 맞먹는 충격에 휩싸였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20원 이상 급등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49.5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14.5원 올랐다.
당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승리가 예상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6.0원 내린 달러당 1129.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개표가 시작되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환율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20원 넘게 오르며 1150원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이날 하루 환율 변동폭은 28.6원으로 브렉시트 투표가 있었던 지난 6월 24일(33.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충격 여파가 브렉시트 때보다 오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으로 당분한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브렉시트 때는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세를 찾았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더 걸릴 듯 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선 결과가 미국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오는 12월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아직 높지만, 트럼프가 그동안 저금리를 선호하는 발언을 잇따라 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이 매우 정치적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옐런을 임기만료 후 재지명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시장에서 트럼프의 실제 경제 정책을 확인할 때까지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