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함을 감안해 9월에 이미 박 대통령의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는 1993년 미국에서 처음 열렸으며, 이때부터 연례적으로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 우리 정상이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불참이 정부 설명대로 북핵 등 한반도 안보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최순실 파문이 외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핵 등 안보 상황의 시급성을 대통령 불참 사유로 언급했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북핵 외교의 주요 당사국 정상들이 모이는 APEC을 대북제재·압박 기조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킬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를 불과 열흘 정도 앞둔 시점에서도 정부는 박 대통령 대신 누가 참석할지를 확정해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도 최순실 파문이 우리 외교에 이미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다.
현재 황교안 국무총리가 APEC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역시 최순실 파문으로 총리 교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황 총리가 참석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대신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주목받는 박 대통령의 다음 외교 일정은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일중 3국 정상회의다.
한일중 정상은 지난해 서울에서의 3국 정상회의에서 2016년 연내에 도쿄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그동안은 중일 양국이 다른 외교현안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회의 일정 잡기가 지연돼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 "3국 정상회의를 연내에 개최한다는 공감대 하에 개최 일자를 조율 중"이라면서 "이에 따라 우리측은 관련 준비를 일관되게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8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직후 당선자와 전화통화를 할 지도 관심사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 대선 당선자 확정 이후 박 대통령과 당선자 사이의 전화통화 계획에 대해 "그것을 포함해 기존 대선의 경우와 같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착실히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