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5인방이 1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마비된 국정과 관련해 사과하고 현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남경필 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는 1시간 15분 가량 비공개 회동을 통해 이 같은 뜻을 모았다.
이들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우리 모두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다 같이 고개를 숙이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들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 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면서 "그 길을 향한 첫 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 더 자주 만나 국가적인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의견 수렴 등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주 모여서 상황을 고민하고 해법을 만들어가고, 리더십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준비해가는 과정 자체가 수습하는 과정 아니겠나"라며 "앞으로 (5명 외에)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부터 접촉을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지도부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고 묻자, 그런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남 지사는 "일단 사과를 먼저 하자는 것과 재창당을 하자는 것이 오늘의 결론"이라며 "내일 의원총회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일각에서 도지사의 경우 당무보다는 도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원 지사는 "물론 당무는 최소한의 의무만 하고 도정에 전념하는 게 도리지만 지금 대통령의 통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리만 지키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비박(비박근혜)계 3선 이상 의원 21명도 이들 옆 방에서 별도로 모임을 갖고 지도부 퇴진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과 뜻을 같이 하는 초·재선 의원들을 향한 압박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초·재선 의원들의 자유로운 정치적 입장을 방해하려는 움직임들이 확인되고 있어서 이에 대해 엄중한 경고의 입장을 전달하려고 한다"면서 "입장을 번복하게 하려는 회유, 정치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만드는 방법 등으로 입장을 바꾸게 하려는 움직임들이 확인되고 있는데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황 의원은 "이정현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조속한 결단을 내릴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