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7상8하(七上八下)'의 원칙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공산당 내부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
7상8하는 지도자의 나이 제한을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는 뜻으로, 공산당 내부에서 불문율로 전해져 내려왔다. 지난 2002년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도입해 2007년 17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7차 당대회)때부터 전면 적용됐었다.
보도에 따르면 덩 부조장은 지도부 은퇴 규정에는 유연성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7상8하 제도의 존재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요 지도자를 선발할 때는 엄격한 조직규칙과 충분한 민주적 절차에 따른다"며 "하지만 실제 상황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고지도부는 퇴직연령이 필요하다며 '종신제' 가능성은 배제했다.
덩 부조장은 지난 27일 폐막한 6중전회 회의문건 초안 작성에 참여했던 인물로, 중앙판공청은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리잔수(栗戰書)가 총지휘하는 곳이다. 당 내부 인사가 7상8하 제도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게다가 지금은 차기 지도부가 구성될 내년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점이기도 하다.
7상8하 제도에 따르면 내년 19차 당대회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인의 상무위원이 모두 물러나야 한다. 이미 중화권 언론을 통해서 차기 상무위원이 될 후보군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7상8하가 깨져버리면 차기 지도부 인선의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는 셈이다.
정가에서는 이미 당중앙 '핵심' 지위에 올라선 시 주석이 7상8하 불문율을 깨고 자신의 최측근인 왕치산 (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유임시켜 ‘선례’를 만듦으로써, 자신도 2022년 이후 당 총서기직을 유지할 길을 열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같은 직책에서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는 당 내부 규정을 깨기 위해선 치열한 정치투쟁을 수반하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앤드류 나단 컬럼비아대 정치학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18차 당대회에서 주목할만한 것으로 왕치산 당서기의 유임 여부, 7상8하의 존속 여부, 시진핑 후임자의 등장 여부를 꼽으며 "만약 뚜렷한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시주석이 3연임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