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노리는 국내제약사, 잇단 난항에 발목

2016-10-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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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사 신약, 해외임상서 성과부진 이어져…신뢰도 하락 등 걸림돌 우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신약개발과 해외시장 진출로 체질 전환에 나선 국내제약사들의 첫 행보가 순탄치 않다.

유한양행은 지난 27일 퇴행성디스크치료제 신약후보물질 ‘YH14618’의 임상시험 중단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YH14618은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공동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도입한 것으로, 2상 임상시험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이에 다수 증권사는 YH14618 가치가 주가에 반영돼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번 개발중단으로 단기간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이며, 오픈R&D 전략의 첫 글로벌 성과를 기대했던 치료제의 임상중단 결정으로 주가 부진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사 부진은 이뿐만이 아니다. 녹십자는 신규환자 확보와 투자비용, 시장 내 경쟁에 대한 부담으로 혈우병A 치료제인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시험을 최근 중단했다.

한미약품도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소세포폐암 신약후보물질 ‘HM61713’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달 계약이 해지되면서 글로벌 시장진출에 발목이 잡혔다. 증권가에서는 HM61713에 대한 상업성을 고려했을 때 해외연구가 지속될 수 있을지, 타 기술수출 계약에 영향은 없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종근당도 미국제약사 ‘자프겐’과 고도비만 치료제 ‘벨로라닙’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 7월 이 치료제의 개발이 중단됐다.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신약개발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환골탈태에 나서기 시작했지만, 첫 발이라고 할 수 있는 일부 신약후보물질에 대해서 임상시험 성과의 부진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에 따른 연구개발비 증가는 영업이익률과 수익성 감소로 이어진다.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개발되는 신약 가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신뢰도 하락은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제약사들에게 적잖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사들은 신약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경험이나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렇지만 몇몇 드러나는 임상 실패 소식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신약개발 경험이 많은 글로벌 제약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투자비용 대비 사업성이 감소된 파이프라인에 대한 빠른 임상중단 결정은 바람직하다”며 “국내제약사가 악재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그간 가치가 부여됐던 기업 연구능력, 파이프라인, 임상시험 계획은 변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기술수출 계약해지와 늑장공시 등 부정적 이슈에 휘말린 한미약품은 다국적제약사인 릴리, 사노피, 얀센, 제넨텍 등과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으로 여전히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종근당도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19’(CETP 저해제), 헌팅턴신드롬 치료제 ‘CKD504’,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CKD506’ 등, 동아에스티는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에보글립틴’, 천연물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DA-9801’, 천연물 파킨슨 치료제 ‘DA-9805’, 항무스카린 과민성방광 치료제 ‘DA-8010’ 등에 대한 해외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녹십자도 독감백신 매출반영과 IVIG(면역글로블린) 브라질 수출확대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되고 있고, 미국 임상시험을 포기한 그린진에프에 대해선 중국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도 미국 2상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등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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