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가구업계 성수기인 가을이 찾아왔지만 보루네오가구는 차가운 겨울 바람만 맞는 중이다.
가을은 결혼과 이사 등이 많은 계절인 만큼 가구업계의 호황기다. 그러나 보루네오가구는 마케팅과 홍보가 아닌 경영 재정비에 허덕이고 있다.
부지를 매각해 2014년 법정 관리에서 벗어났지만 최근까지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좀처럼 과거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는 중이다. 실제로 보루네오가구는 2007년 약 1900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약 438억원으로 약 77%나 감소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보루네오는 올해 초부터 일어난 경영권 분쟁 도중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돼버렸다.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거래소의 심사가 내년 4월로 다가왔는데도 최근에야 경영진을 정비하는 등 허둥대느라 바쁜 모습이다.
지난 9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보루네오의 최대주주인 전용진 예림임업 대표이사와 전용범 예림임업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해당 주주총회는 두 차례 연기된 뒤 겨우 열렸다. 앞서 지난 4월 보루네오가구 지분을 획득한 전용진 회장과 지난해말 지분을 취득한 태왕이앤씨가 경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인 탓이다.
당초 7월 15일이었던 주총 날짜는 8월 11일로, 다시 이달 30일으로 미뤄졌다. 전 회장을 포함한 사내외이사 6명 선임 안건도 4명 선임으로, 감사 후보도 이윤희 씨에서 임건택 씨로 바뀌었다.
분쟁을 겪으며 보루네오의 최대주주인 전 회장이 정작 사내 이사로 오르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보루네오 측은 현재 경영권 문제는 일단락됐으며 다시 본격적인 영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루네오가 경영 안정화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더라도, 내년 4월로 다가온 한국거래소 심사 결과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한다.
무엇보다 기업 심사에서는 '실적 점수(기업 영속성)'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보루네오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보루네오는 지난해 매출액 438억원, 영업이익은 135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2배 넘게 올리는 안건 내용을 가결시켜 일부 빈축을 사기도 했다.